[빅크리자크] XXX 4 9. ‘자크.’ 내일이 없는 것처럼 잔뜩 취한 목소리였다. 자크는 뒤를 돌아보았다. 에바는 붉은 옷을 입고 치마가 나부끼듯 흔들, 흔들, 한 손에는 코르크가 빠진 술병의 목을 든 채 자크를 향해 걸어왔다. 초점 없이 풀린 눈이 야살스럽게 휘었다. 그게 퍽이나 사랑스러워 ‘여보오.’ 두 팔을 벌리자, 에바 역시 이내 두 팔을 뻗은 채로 휘청휘청 달려와 자크의 가슴팍에 안겼다. 쿵, 쨍그랑. 그대로 바닥으로 풀썩 쓰러졌다. 취한 것은 마찬가지였으므로 아픈 줄도 몰랐다. 바로 머리꼭지 위에서 에바가 들고 있던 술병이 깨졌으나 상관하지 않았다. 술은 얼마든지 차고 넘쳤으므로. 붉은 액체가 피 번지듯 번져 자크의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스며들었다. 싸구려 와인 냄새가 달콤하고 알싸했다. 자크으. 손가락으로 젖은 자크..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