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앙리] only when I sleep 덜컹. 잠에서 깨는 것은 한 순간이다. 앙리는 누가 절벽에서 그를 떠밀어버리는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눈을 떴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시야에도 미간은 찌푸러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창틀에 기댄 머리를 천천히 떼어냈다. 저 멀리 달아난 현실감을 찾기 위해 눈을 굴렸다. 날이 찬 탓인지 창문에는 성에가 끼어있었다. 가볍게 주먹을 쥔 손으로 스윽 닦아내니 차창 밖으로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흐린 하늘은 지나가는 것들에 대한 감상을 방해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비를 뿌려댔다. 툭, 투둑, 차창으로 떨어진 비가 비명도 없이 미끄러졌다. 덜컹, 덜컹. 바퀴가 구르는 소리 위로 이따금 요란한 증기소리가 길게 꼬리를 그렸다. 그제야 앙리는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불현듯 한기가 들어 팔짱을 끼고 몸을 움츠렸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57 다음